몽골 민주화의 교훈

Jargal Defac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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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2018년 03월 08일 D.JARGALSAIKHAN 하버드대학교 특강 영국어-몽골어 요약 번역) LESSONS FROM MONGOLIAN DEMOCRACY

강연을 할수 있도록 저를 초대해 주신 하버드대학교 부총장 마크 엘리엇 교수, 민주적 거버넌스와 혁신연구소 소장 앤서니 사이치 교수, 그리고 눈이 펑펑 내리는 날씨에도 이곳을 찾아오신 청중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세계 어느 나라든 평화롭고 풍요로운 삶은 국민들의 정치적 경제적 자유에서 비롯된다고 저는 믿습니다. 그 자유를 찾기 위해 노력해 나가야 한다고 저는 봅니다.

정치적 자유를 민주화, 경제적 자유를 자유시장만이 보장해 줍니다. 민주화를 이룬 자유시장에서 새로운 부를 창조하는 나라에 삶의 평화와 풍요가 찾아옵니다. 오직 이런 미래를 지향하는 나라만이 발전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몽골인들은 운이 좋은 민족입니다. 그 이유는 우리가 28년 전에 이 길에 들어섰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길이 그리 순탄치 않았으며, 상당히 험하고 굴곡이 심한 길임을 몸소 겪고 피부로 느끼고 있습니다. 바로 이 이야기를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제 인생의 절반은 공산주의 사회에서 보냈고, 절반은 탈공산주의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비교하거나 평가할 것이 적지 않습니다.

공산주의와 30  몽골 

30년 전 이맘 때 저는 제네바 호숫가를 한참 거닐었던 적이 있습니다. 1988년 3월, 공산주의 체제의 붕괴를 알리는 첫 신호가 된 ‘프라하의 봄’이 시작되었습니다. 저는 프라하에서 국제학생총회 몽골학생 대표로 지냈습니다. 이 총회는 좌익파 공산주의 국가의 학생단체들을 통합한 기구였습니다. 스위스는 제가 방문해 보는 첫 자본주의 나라였죠. 그날 밤 제네바에서 저는 평생동안 선전을 통해 알고 있었던 많은 거지들, 폭력배, 강도를 직접  눈으로 확인해 보고 싶어서 오랫동안 걸었습니다. 그러나 제가 생각했던 일들은 벌어지지 않았고, 제 물건을 강탈당하거나 이와 비슷한 일이 전혀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부패하고 붕괴한 줄 알았던 자본주의 체제는 너무도 평온하고, 화려해 보였습니다. 밤새 저는 이런저런 생각에 잠겼습니다. 평생 잘못된 정보를 받았던 것이 억울했습니다.

이윽고 프라하에서 거대한 학생시위가 벌어지고, 정치적 자유를 요구하는  시민들이 지지했습니다. 그러다 내각이 총사퇴하고, 공산당을 해산했습니다. 이런 일들이 많은 사회주의국가에서 잇따라 일어났습니다. 몽골에도 1990년대 초에 이런 사건이 터졌습니다. 몽골인들이 러시아 군인들을 추방하고, 러시아의 지원이 중단되었기 때문에 경제 대불황이 닥쳐 정치적 경제적으로 아주 새로운 체제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이 민주화 운동 때 저는 학생 저항운동을 이끌었습니다.

사회주의는 사유재산을 부인하고, 국유재산만 인정했기에 붕괴가 불가피했던 것입니다. 계획경제는 모든 소비를, 이를 테면 국민들이 어떤 색깔의 셔츠를 몇 벌 입어야 하는지까지 정부가 정해 주었습니다. 경찰들이 우리 집에 들어와서  귀고리와 반지 한두 개를 만들고 팔았던 아버지의 모든 것을 빼앗아 갔습니다. 자영업은 불법행위라서 노동도구를 압수해 간 것입니다. 정부는 정치위원회 이름의 소수 엘리트들이 이끌었고, 미리 내린 결정을 4년에 한번씩 모여서 만장일치로 통과시키는 400여 명으로 구성된 인민대회의가 있었습니다.

1990년대초 몽골은 헌법을 개정하고, 정치적으로 민주화 체제, 경제적으로 자유시장을 보장하는 나라가 되는 전환기를 시작했습니다. 이 전환기는 매우 복잡하고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지난 28년간 내각이 14번 바뀌었으며, 13년간 경제불황이 계속 되었습니다.

30 

2주 전, 즉 30년 후 제네바 호숫가를 다시 거닐게 되었습니다. 스위스에 다니는 모든 자동차가 몽골에도 달립니다. 수도 울란바타르시 풍경은 30년동안 못 알아볼 정도로 변했고, 현대식 유리빌딩들이 즐비한 새로운 도시로 탄생했습니다. 그렇지만 스위스에 없는 것도 생겼습니다. 바로 교통체증입니다. 몽골인들이 세계 어느 나라 국민 못지 않게 잘 입고 화려해졌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의 생활수준이 큰 격차를 보이게 되었습니다.

몽골인들이 얻은 정치적 경제적 자유를 완전히 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아직도 민주화를 발전시키거나 자유경제를 작동시키는 방법을 모르고 있습니다. 민주화는 자유선거나 특별한 경제계획의 결과물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국민 중심의 과정입니다. 민주화의 기반은 정부가 아닌 국민 자체라는 사실을 우리가 제대로 깨닫지 못하고 있습니다.

자유시장의 원리대로 국유재산이 줄어들기는 커녕 더욱 더 커졌습니다. 국영회사들이 사실상 정당의 소유로 전락해 버렸습니다. 왜냐하면 정당에 기부금을 많이 바친 돈과 권력이 있는 인물들이 이들 회사를 직간접적으로 이끌고, 정부의 주요 행정직을 본인, 또는 대리인에게 맡겼습니다. 나라를 실력자가 아닌 채권자들이 다스리고 있는 것입니다.

자유경제의 생명이 되는 가격을 시장이 아닌 정부가 정해 왔습니다. 따라서 정부가 커질 대로 커지고, 자유경쟁이 줄어들 대로 줄어들고, 뇌물이 늘어날 대로 늘어났습니다.

공공재산을 횡령한 뇌물죄가 여러 건이 있었지만 금세 잠잠해지는 관례가 생겨났습니다. 권력자들에게 적용되는 법은 없어지고  법 정통성이 깨지게 되었습니다. 사법부가 행정부에 전적으로 속하게 된지 오래입니다. 입법부, 행정부, 사법부가 상호 견제와 균형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전국회의원 중 ¼이 각료가 되었습니다. 이 의원들을 보고 우리는 ‘겹겹이 옷을 입은 의원’이라고 일컫습니다. 정부권력을 차례대로, 또는 연합하여 잡았던 두 정당의 입장 차이도 별로 없습니다.

민주화와 자유시장의 목소리가 되어야 하는 언론매체를 정치가, 아니면 그들을 후원하는 대규모 은행과 회사 간부가 장악했습니다. 몽골에 400개 남짓한 언론매체 가운데 70%가 정치 고위직자, 또는 정치 경력자의 소유물이거나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

자유경제가 맥을 못추고, 정부의 부정부패로 인해 외국인투자도 줄어들고, 대내외 부채만 늘어나 몽골은 현재 빚의 늪에 목까지 빠져있는 셈입니다. 정부의 대외부채가 국내총생산의 70%에 상응하게 되었습니다. 어찌할 바를 몰라 IMF에 재차 손을 내밀었지만 부채는 대출로 계속 늘어나는 상태입니다.

정부가 가격안정화, 초저리주택대출로 이상주의적 포퓰리스트 사업들을 추진시킴으로써 주택가격 거품이 일고, 자국통화의 가치가 평가절하되었습니다. 최근 3년간 빈곤층이 인구의 20%에서 30%로 늘었습니다. 몽골의 민주화 현주소는 이렇습니다.

현실이 이렇지만 민주화와 자유시장을 선택한 것은  올바랐다고 대부분의 몽골인들은 지지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국정운영을 더욱 투명화하고, 국민들의 정부감독을 강화하고, 법이 통과되기 전에 널리 토론하고, 부정부패를 척결함으로써 민주화를 정착 발전시켜 가야 합니다.

경제적 자유를 확보하여 국영회사를 민영화하여 통제하고, 가격을 자유화하고, 세금을 줄여 국가 경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몽골인들은 힘들지만 바른 길로 끊임없이 전진하고 있습니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시

 Trans. by M.Amartaivan

(특강 전체보기 링크)

2018.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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