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의 세종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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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GOLIA’S SEJONG

몽골의 수도 울란바타르시의 인구집중과 도시 낙후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문제들이 대두될 당시 상황보다 한 층 더 높은 차원에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최근 30여년간 도시개발을 위한 3~4개의 마스터플랜이 수립되고 채택되었지만 어느 하나도 울란바타르시 발전에 활용되지 못하였다. 역대 시장들은 울란바타르시의 미래에 대해 자신들의 임기인 4년 이상을 보지 못할 뿐더러 정당과 본인 주머니 채우기만 우선인 듯하여 개탄스럽기만 하다.

시청과 정부 부처 고위자들은 울란바타르시 토지, 톨강, 복드산과 관련된 법과 규정을 개인 또는 당 이익에 맞게 마음대로 조정변경해온 결과 울란바타르시는 아무런 종합계획도 없고, 돈만 있으면 어느 곳에 무엇이든 지을 수 있는, 도시라고 할 수도 없는 상태가 되어버렸다. 시민들 대부분은 도시를 둘러싼 게르촌에서 구덩이 화장실을 쓰고, 식수를 우물에서 길러서 산다. 시내 도로는 우측에 운전대가 있는 일본차로 붐비지만, 사람들은 집이 아닌 차에서 살다시피 한다.

현재 울란바타르시 고위공직자들이 도시집중 완화와 교통혼잡 해소를 위한 사업을 시작하고, 도로와 교량을 새로 건설하고 있다. 소비재, 건축자재 및 자동차 판매 시장들을 시외곽으로 내보내려고 하지만 실현이 안되고 있다.

바트볼드 울란바타르 시장은 금년 초 울란바타르시청 산하의 모든 기관을 야르막 지역으로 옮길 것을 약속하였다. 바트울 전직 시장은 바양허쇼로 옮긴다고 하였다. 이번에는 울란바타르시가 수흐바타르광장에 있는 역사가 깊은 건물을 골롬트은행에 팔았으니 어딘가로 옮겨질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정부 부처, 소관 기관들도 한꺼번에 옮기는 것은 어떨까? 한국의 경우 서울시 인구집중 완화와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일부 정부부처와 산하기관, 대학교 등을 서울시로부터 남쪽으로 120km 떨어져 있으며, 3개의 큰 도시 가운데에 위치하는 세종이라는 시에 행정구역을 신설하여 2012년부터 이전을 시작하였다. 현재 이 곳에 정부의 26개 조직(정부부처 9개, 국가기관 16개)이 이전하였다. 이전한 정부부처 중에는 국토부, 산업통상자원부, 환경부, 해양수산부, 문화스포츠관광부, 기획재정부, 농림축산식품부, 고용노동부 등이 있다.

울란바타르시의 경우 세종시처럼 멀리는 아니더라도 야르막이나 더 나아가서 운두르 덥 쪽으로 신공항 고속도로를 따라 이전하는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다.

시내에 있는 20개 부처 건물들을 돌아서 주차공간을 찾아다니는 차량들이 울란바타르시 교통 체증을 야기하고 있다는 것은 조사로 확인된 사실이다.

실제로 정부기관들을 이전시킨다면 한 곳에 육각형 건물을 짓고, 각 부처가 다 같은 규모와 디자인으로, 장관실, 국장실, 각과 사무실을 적절한 기준에 맞게 만들고, 대형 지하주차장과 실외에는 더 많은 차량을 세울 수 있는 충분한 주차공간을 갖춰야 한다.

이 건물의 중간 1층은 크고 작은 회의실들, 가장 위층은 포럼 등을 개최할 수 있는 2~3층짜리 높고, 유리지붕으로 덮인 아트리움이 있으면 좋을 것 같다. 워싱턴에 있는 세계은행과 IMF 건물들이 좋은 예가 될 것이다. 몽골에서도 또 하나의 랜드마크 건축물이 탄생할 것이다.

어떤 나라들은 수도를 큰 도시 밖으로 옮기거나, 새로 건설하여, 현대의 도시화 및 개발 허브를 구축하고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호주의 수도는 시드니가 아닌 캔버라에, 뉴질랜드 수도는 오클랜드가 아닌 웰링턴에, 캘리포니아주 주도는 샌프란시스코가 아닌 새크라멘토에 위치하는 이유가 있다. 우리의 가까운 이웃인 카자흐스탄은 불과 몇 년 전에 수도를 알마티에서 아스타나로 옮겼다. 또한 나이지리아, 미얀마, 파키스탄, 러시아, 브라질, 탄자니아 등도 마찬가지이다.

단, 국가를, 특히 울란바타르시를 사람들이 살기에 적합하고 눈과 마음을 만족시키는 공기 좋고 물 좋은 도시로 만들 수 있을지 여부는 집권자가 아닌 국민의 손에 달려 있다는 것도 유념해야 한다. 몽골 국민들이 정부에 권력을 부여하고 선택하였으니, 선택된 사람들이 일을 제대로 하는지 감시하고, 교체할 줄 알아야 한다.

2018.05.09

Trans. by Z.Kherl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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