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공산주의의 약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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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ULNERABLE POINT OF POST-COMMUNISM

 민주주의로 전환된 이후로 부정부패와 관련된 사건들이 우리 사회와 정치 환경을 정의하고 있다. 뇌물을 비롯하여 권력과 고위공직의 거래 등의 사회적 부조리를 통상적으로 부정부패라고 부르고 있고, 이를 없애기 위한 해결책을 모색하면서 오늘날에 이르렀다. 부정부패는 형태와 모양이 다양하며, 각각 다른 해결 방법이 요구된다. 몽골처럼 경제가 약한 개발도상국에 가장 큰 도전이 되는 부정부패를 프랜시스 후쿠야마가 2가지 현상으로 나누어 설명했다.

첫 번째는, 정부의 여러가지 라이센스와 규정으로 인하여 생기는 지대추구(rent-seeking)이다. 지대추구란 경제적으로 실제 지출보다 훨씬 큰 이익을 보는 것을 말하며, 이는 지하자원 부국들에게 공통적으로 발생하는 문제이다. 다시 풀어서 말하면, 덜 고생하면서 많은 이익을 보는 것을 렌트(지대추구)라 한다. 정부의 권력을 활용하여 어려움 없이 비즈니스 활동을 추구하는 집단을 지대추구자들(rent-seekers)이라 한다.

다음은, 후견주의(clientelism)이다. 후견주의는 클리엔트, 즉 고객이라는 단어에서 유래되었으며, 비즈니스 동업자로서 정치 권력을 획득한 다음 고객들에게 혜택을 주는 것을 말한다. 몽골에서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600억 투그릭의 고위직 거래와 중소기업지원기금 자금을 국회의원들이 유용한 사건 등은 후견주의가 몽골에서 확대되고 있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가격규제 프로그램, 개발은행 대출, 양허계약 등의 많은 정책조치들이 후견주의에 속한다. 정리하면, 현재 몽골 정치환경은 후견주의 정치라고 할 수 있다.

젊은 민주주의의 어려움

당연히 후견주의가 새로운 것은 아니다. 19세기 미국에서 집권당이 공직을 나누어 파는 후견주의가 관례화되어 있었다. 고위공직을 주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새로 선출된 대통령 제임스 가필드가 암살당하기도 했다. 동 사건으로 인해 메리트 원칙을 기반으로 한 공직법이 통과되어 정치적 거래로부터 공직을 보호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오스트리아에서 20세기 지방의 학교 및 유치원의 교장과 원장을 비롯하여 고위직까지 두 개 정당이 나눠 배정받는 ‘비례’ 시스템이 확산되었다. 이러한 사례들은 현재 민주주의가 발전된 나라들도 과거에 후견주의를 겪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몽골의 경우도 상기 2가지 현상이 최근 20년간 거버넌스가 쇠약한 주된 이유이며 발전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정당과 언론은 국민의 의견을 표현하고, 여론을 형성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주요 창구이다. 하지만 현재 몽골 언론의 약 70%가 정치인들의 소유가 되었다. 정당들은 여론 형성을 위해 도움을 주는 대신 후견주의를 시행하는 기관으로 변모했다. 이런 환경에서 공공 거버넌스를 건전하게 유지할 수 있는 자유 공간은 시민사회이다.

민주주의의 기둥

프랑스 정치학자 알렉시 드 토크빌은 ‘미국 민주주의’라는 저작에서 “시민사회는 민주주의를 형성하는 전제 조건이 되며, 어떠한 문제가 발생하였을 때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단결하고, 지식과 정보, 시간을 공유하면서 해결책을 찾는 구성체를 말한다”라고 쉽게 정의했다. 그러나 현재 시민사회란 기본적으로 3가지 권리를 행사하는 정부로부터 독립적이고 자유로운 공간이 된다. 이 3가지 권리는 단결, 집회, 표현의 자유에 대한 권리이다.

우리는 새로운 사회체제로 전환할 당시 시민사회의 기본적인 권리를 헌법으로 보장했으나, 시민사회를 대표하는 NGO에 관한 법은 1997년에야 제정되었다. 그 후 오늘까지 2만여 개의 NGO가 생긴 것은 국민들이 단결의 자유를 행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비록 시민사회의 숫자가 늘어났다 하더라도 성숙도 면에서는 아직도 의문이 있다.

15년 전 세계시민단체연합(CIVICUS)에서 몽골의 시민사회 역량에 관하여 처음으로 평가한 적이 있으며, 동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몽골 시민사회가 정부 책임 추궁과 정부정책에 대한 영향력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로 밝혀진 실제 부정부패 사건이 발생하고 있지만 그에 대한 책임 추궁을 제대로 요구하지 못하고 있다. 공공 거버넌스에 있어 시민사회의 영향력도 아직까지 충분하지 못하다.

포스트 공산주의의 약점

몽골처럼 시민사회의 기초가 마련되지 못했던 상황에서 민주주의 체제로 전환된 포스트 공산주의 국가들도 비슷한 사회, 정치적인 문제를 겪고 있다. 이들 국가는 1990년 이전 일정 기간 동안 전체주의 체제를 경험하였으며, 전체주의 체제는 무엇보다도 시민사회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시민사회의 기초조차 만무했다.

정치학자 미칼 클리마는 ‘전체주의에서 결함 있는 민주주의로’ 책에서 체코에서 최근 25년간 발생하고 있는 후견주의와 정당의 위기를 설명하였으며, 이것은 몽골과 유사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시민사회의 부재가 체코 민주주의 전환에 있어 큰 약점이라고 평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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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러한 상황과 함께 이제 막 형성되기 시작한 시민사회의 작은 공간마저 제한하려는 시도가 민주주의로 전환된 국가들 중 가장 안정된 국가로 여겨졌던 동유럽에서 강렬하고 발생하고 있다.

동유럽 국가들은 최근 난민 문제 및 집권세력과 관련된 부패사건으로 인해 좌우파 급진정당이 정권을 잡게 되었다. 이에 따라 사법부의 독립과 시민사회 공간이 제한을 받고 있다.

민주주의 전환 이후의 30년은 부정부패와 관련된 기간이었다면 향후 30년은 사회와 정치가 어떻게 형성될지가 시민사회 영향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 공공 거버넌스가 위기를 극복하고, 체질을 강화하면서 후견주의 체제에서 벗어날 주된 열쇠는 강한 시민사회가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지막으로 미칼 클리마가 말했듯이, 시민사회가 다른 무엇과도 대체할 수 없는 고유의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면 그 자리에는 후견주의적 민주주의 또는 권위주의 체제만이 자리 잡게 된다.

2019.07.10

Trans. by Kherlen.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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