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STITUTIONAL AMENDMENTS ARE NOT A TRANSACTION
헌법은 ‘사회의 계약’이다. 몽골은 1992년 1월 13일 맺은 이 계약을 그 다음날부터 개정하자 다투다가 8년 후에 갱신했다. 그로부터 19년이 지난 현재 또다시 개정하려고 한다.
헌법은 사회적 안정을 보장하기 위한 기본 문서로서 세계 다른 나라들도 헌법을 자주 바꾸지 않는다. 유럽의 르네상스 사상을 반영하여 200년이 넘는 미국 헌법은 그 대표적인 예이다. 헌법은 국민이 공정한 선거를 통해 정부를 성립하고, 정부는 국민의 기본권을 법으로 보장하는 등 자유민주적 기본원칙을 제시하기 때문에 비교적 안정적이다. 간단히 말하면, 헌법은 정부가 어떤 형태로 어떤 활동을 할 수 있는지를 규정한다. 그러나 몽골에서의 헌법개정이 상기 목적에 부합하는가?
헌법개정안
1. 인민당은 2016년 국회에 절대다수의석을 차지하게 되면서 헌법개정을 집중적으로 거론하게 되었다. 현 국회의장 G.Zandanshatar는 2016년 국회의원에 선출되자 미국 스탠포드대학교 제임스 피쉬킨 교수의 ‘숙의 민주주의’ 이론을 몽골에 도입하려고 했다. 숙의 민주주의란 직접민주주의와 대의제가 결합된 하이브리드 민주주의이다.
오래지 않아 헌법개정과 관련하여 국민 토론이 전국적으로 진행되었다. 하지만 이 국민토론이 실제로 국민들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했는지 여부가 의문이다. 대만과 유사한 5개로 갈라진 정치 체제가 포함된 이 토론이 국민들의 많은 피드백을 수집하는 데 성공했지만, 학자들의 강한 반대에 직면하면서 G.Zandanshatar가 본인 제안을 철회하였다. 헌법개정과 관련된 이 국민토론의 평가와 헌법 연구자들의 의견을 종합하여 D.Lundenjantsan 국회의원이 지도한 실무팀이 헌법개정안을 작성했다. 동 헌법개정안을 비정기국회를 소집하여 논의하기로 했다.
2. 그러나 Kh.Battulga 대통령이 또다른 헌법개정안을 내놓았다. 언제, 어떻게, 누가 연구조사해서 이 개정안을 작성했는지가 불분명하다. 이 질문을 내놓은 청년을 대통령 비서실장이 뭔 큰 소리냐고 단번에 입을 막아버렸다.
3. 국회에 의석이 없는 작은 정당들과 목소리를 합치게 된 인민혁명당이 또 하나의 초안을 준비하여, ‘새로운 대헌법’이라고 부르고 있다. 이것은 1992년 헌법을 전부 개정할 목적인 새로운 헌법이다.
게임 이론
최근 정치인들은 헌법개정 1안과 2안을 통합하는 일에 나섰다. 솔직히, 정치 권한을 위한 거래가 되어가는 듯하다. 각 조항을 주고 받고 합의하면 개정안이 통과되고, 그렇지 못하면 헌법에 아무런 변화가 없다. 국회의원들과 대통령이 각각 상정한 헌법개정안이 유익해 보이지만 최종적으로 대중에게 손해만 될 것이다. 다시 말하면, 헌법 개정을 위한 이 모든 과정이 부지불식간에 아무에게도 도움이 안 되는, 즉 게임 이론과 같은 상황으로 바뀌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수년간 우리 연구자들이 제기했던 반(semi)대통령제를 벗어나 의회제를 강화하자는 목적이 달성되지 않는다. 사법부의 독립성 보장도 이루어지지 못한다. 이러한 방식으로 헌법을 개정하려고 하느니 일찍이 포기하는 것이 낫다.
주의해야 할 사항
헌법개정은 다음과 같은 사항을 주의해야 한다.
첫째, 헌법 개정에 법률가 뿐만 아니라 경제, 정치, 사회, 인류 등 타 사회학 분야의 연구자들이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 헌법은 해당 나라의 사회, 경제, 정치 등 제분 분야와 관련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재산 관련된 문제가 헌법으로 규정되어 있다. 경제학자들이 재산문제에 있어 주된 참여대상이어야 한다. 필자는 이에 대한 입장을 ‘천연자원이 누구의 재산인가’ 기고에 언급했다. 몽골에서는 헌법에 관해서 법학 이외의 전문가들 연구가 거의 없다. 법률가들은 한 가지 약점이 있다. 문제를 큰 그림으로 보지 못하고, 기술적인 세부 문제들(details)에만 집중해서 더 중요하고 큰 문제를 놓치는 경우가 있다.
둘째, 한번의 변화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것은 오히려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먼저 문제들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가장 시급한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 이것은 파레토 법칙(80:20)이다. 모든 문제의 20%를 해결하면 나머지 80%가 자연스럽게 해결된다. 올바른 우선순위에 초점을 맞추지 못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뿐더러 80% 중의 중요치 않은 문제들만 계속 이어질 것이다.
이런 논리로 설명하면, 헌법 개정의 우선순위는 정치체제 장애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그 이유는 현재 몽골에서 대통령제, 의회제, 그 혼합제도 아닌 몽골만의 체제가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세히 말하면, 대통령이 정치적 권력의 불균형을 일으키고 있다. N.Enkhbayar 대통령 시기에는 대통령이 총리 역할을 겸임할 수 있었고, Ts.Elbegdorj 때에는 대통령이 사익을 추구하여 사법부를 통제하였다. Ts.Elbegdorj 대통령이 재판관들을 대규모 해고하고, 새로 임명할 때 13명을 ‘빼먹기’도 했다.
이어서, Kh.Battulga 대통령은 국가안보위원회라는 매체를 통해 권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를 증명하는 최근 사례는 국가안보위원회의 권고를 토대로 부정부패방지청, 검찰청과 대법원의 고위간부들을 교체하는 내용의 법개정이다. 대통령이 권력의 통제와 균형을 계속해서 무너뜨리고 있다.
셋째, 광업 분야. 1992년 헌법을 제정할 당시 몽골의 경제가 광업에 의존하지 않았다. 지금은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몽골의 미래가 광업 분야를 어떻게 발전시키느냐에 직접적으로 또한 실제로 의존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헌법개정은 몽골에서 책임 있는 광업을 만드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이 생길 것이다. 예를 들어, 현 헌법개정안은 솜(‘군’에 해당되는 행정단위)장과 구청장을 지역 주민들이 선출할 수 있게 하고 있으며, 이것은 솜장이 광업 프로젝트를 중단시킬 권한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인구가 많은 지역을 도시라고 할지, 행정구역이라고 부를지 결정해야 한다. 행정구역이라는 개념을 사용하면 정부 서비스와 국가 예산과 연관된다. 거주하는 주민들의 거주형태에 따라 완전히 다른 시스템이 필요하다. 도시라고 부르려면 공공 문제 해결을 위해 세금과 수수료를 부과하고, 채권을 발행하는 권리가 주어져야 한다.
이러한 사항들이 기존 헌법에도, 새로운 개정안에도 결정되지 못하고 있다. 그 다음에 솜이나 도시 책임자를 임명할지 선출할지 문제를 다뤄야 한다. 또한 임명했거나 선출한 그 책임자가 공공재산에 관한 어떠한 권리를 가질지가 중요하다. 헌법이 사회의 계약이기 때문에 우리가 이러한 질문들의 답변을 얻은 후에 헌법을 개정해야 한다.
이번 헌법 개정으로 몽골의 정치체제가 대통령제인지, 의회제인지, 혼합제인지 분명해질 것이다.
2019.08.14
Trans. by Kherlen.Z